'인력'이라는 말을 들으면 다양한 이미지가 떠오른다. 길거리 곳곳에 보이는 커다란 인력 사무소 간판, 일명 '노가다'라고들 부르는 일용직... 어찌되었든 특별한 기술보다는 단순한 힘을 더 필요로 할 것 같은 왠지모를 느낌을 받는다.
그런데 대기업의 개발에 참여하는 협력업체로 들어와있다보면 자주 저 표현을 듣는다. '(외주)인력' 뭐 이런 식으로. 그럴때면 괜스레 난 기분이 상한다. 자격지심일까?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더욱 더 슬퍼진다. 당연한 일이지만 핵심적인 개발, 신규 기능 개발은 그들 정규직의 몫이고 우리에게 주어지는 일들은 훨씬 단순한 것들이다. 누구를 데려다 놓고 해도 아마 결과물은 비슷하게 나올 거라 생각한다. 그러니 적당한 외주업체 선정해서 몇 달 고용하는 것이다.
결국 우리는 IT 업계의 인력, 그리고 외주업체는 인력 사무소다.
이 전공을 선택하고 개발자로써 IT 바닥에서 먹고살기를 결심하면서 나 스스로 '전문가'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,처음의 그 생각과는 전혀 다른 현재 나의 위치를 직시할때 때론 자존심이 막 상한다. 그러나 어쩌겠는가- 아직은 내 실력이 부족함인데.
지금의 나를 말해줄 수 있는 것은 "3년차 개발자" 정도의 수식어일 거다. 이것저것 하고싶어하는 욕심이야 넘쳐나지만 당장 일궈놓은 결과는 저것뿐이니까. 하지만 5년, 10년이 지나서도 앞자리 숫자만 살짝 바뀐 '몇년차 개발자'로 불리우진 않겠다. 어떤 분야에서, 어떤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- 그래서 다른 사람이 아니라 꼭 나와 함께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그런 전문가의 미래를 꿈꿔본다. 꿈은 꾸기만 하면 의미 없는것! 비록 야근으로 피로한 매일매일이지만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자기계발을 잊지 말아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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